천주교 기초

사순절이란 무엇인가요? 40일의 의미와 지내는 법

서뉴데레사 2026. 9. 29. 15:00

성당 게시판이나 주보에 "사순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라는 안내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시기가 되면 성당 분위기도 평소와 조금 달라지고, 신자들도 저마다 무언가를 절제하거나 다짐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오늘은 사순절이 무엇인지, 왜 40일 동안 이어지는지, 그리고 재의 수요일과 금육재·단식재는 무엇인지 궁금하셨던 부분을 이 글 하나로 해결하실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사순절이란 무엇인가요?

사순절은 부활을 앞두고 40일 동안 이어지는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회개와 절제의 마음으로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교회의 공식 전례 용어로는 '사순 시기'라고 부릅니다.

 

'사순(四旬)'이라는 말 자체가 40일을 뜻합니다. 이 40일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하셨던 사건을 기억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단순히 부활절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신자들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새롭게 다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요?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서 성목요일 저녁 주님 만찬 미사 전까지 이어집니다. 그 뒤로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삼일이 시작되고, 부활절로 이어집니다.

 

40일이라고 하지만, 이 기간 안에 포함된 주일(일요일)은 날짜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에, 절제와 참회의 시기인 사순절 중에도 기쁨을 나누는 날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달력상으로는 40일보다 조금 더 긴 기간이 사순절에 해당합니다.

 

부활절은 해마다 날짜가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도 매년 달라집니다. 보통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의 수요일은 무엇인가요?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의 첫날로, 신자들의 이마에 재를 얹어주는 예식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미사 중 사제는 신자들의 이마에 재를 얹으며,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씀이나 사람은 먼지에서 왔으니 먼지로 돌아간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재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를 받는 행위는 자신이 부족한 존재임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사순절 동안 회개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상징합니다. 처음 이 예식을 보시면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사순절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가장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육재와 단식재는 무엇인가요?

사순절이 되면 '금육재', '단식재' 같은 낯선 단어를 접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금육재를 '소재', 단식재를 '대재'라고 부르기도 해서, 어르신들께 이 표현을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금육재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는 반드시 지키도록 되어 있고, 사순 시기의 금요일에도 금육을 실천하는 신자들이 많습니다. 금육재는 만 14세 이상의 신자가 지킵니다.

 

단식재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을 말하며,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지킵니다. 하루 중 한 끼는 충분히 먹되, 나머지 식사는 간단히 줄이는 방식으로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식재는 만 18세부터 만 60세가 되기 전까지의 신자가 지키도록 되어 있으며, 환자나 건강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은 예외로 합니다.

 

이러한 절제는 단순히 규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식을 아끼는 마음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자신의 욕구를 다스리는 훈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세부 기준은 본당 주보나 안내를 함께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사순절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사순절에는 전통적으로 기도, 자선, 극기라는 세 가지를 실천하도록 권장됩니다.

 

기도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시간을 내어 하느님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뜻합니다. 자선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으로, 평소 아끼던 것을 절제해서 그만큼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어가기도 합니다. 극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잠시 내려놓으며 절제를 훈련하는 것을 말하는데, 꼭 음식이 아니더라도 평소의 습관 하나를 줄이는 방식으로 실천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세 가지 모두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생활 속에서 작은 것 하나를 정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사순절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사순절 동안 실천했던 작은 다짐

저는 몇 해 전 사순절부터, 그 기간 동안 매일 커피를 한 잔씩 줄이고 그 값을 따로 모아두는 작은 다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 같았는데, 매일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을 한 번씩 참아내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순절을 지나며 모은 돈을 부활절 즈음 성당에 봉헌했는데, 단순히 돈을 아꼈다는 것보다 매일 그 순간마다 절제를 떠올리며 기도했던 시간 자체가 더 큰 의미로 남았습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어도, 사순절 동안 무언가 하나를 꾸준히 실천해 보면 부활절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것을 그때 느꼈습니다.


오늘 내용 정리

사순절을 보내기 전에 챙겨두시면 좋은 핵심입니다.

  • 사순절(사순 시기)은 부활을 앞두고 회개와 절제의 마음으로 준비하는 40일간의 기간입니다.
  •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전까지 이어지며, 주일은 날짜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 재의 수요일에는 이마에 재를 받으며 회개의 마음을 되새깁니다.
  • 금육재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 단식재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함께 지킵니다.
  • 사순절에는 기도, 자선, 극기라는 세 가지 실천이 전통적으로 권장됩니다.

사순절은 규칙을 지키는 것 자체보다,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하느님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마음이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작은 실천 하나라도 꾸준히 이어가 보시면, 부활절을 맞이하는 마음이 한결 새로워지실 것입니다.

 

다음 글은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