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기초

나의 수호성인 찾는 법, 세례명과 어떻게 다른가요

서뉴데레사 2026. 10. 13. 15:00

"당신의 수호성인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잠시 멈칫합니다. 세례명은 바로 떠오르는데, 그 세례명과 수호성인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수호성인이 무엇인지, 세례명과는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나의 수호성인을 어떻게 찾고 알아갈 수 있는지 제 세례명 성인을 예로 들어 따라가 보겠습니다.


수호성인이란 무엇인가요?

수호성인은 특정한 사람이나 공동체, 장소를 하느님 앞에서 특별히 돌보고 그들을 위해 전구해 주는 성인을 말합니다. 전구(轉求)란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대신 빌어 주는 것을 뜻합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주보성인(主保聖人)'이라는 말을 씁니다. 일상에서는 수호성인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해서 두 말을 함께 쓰지만, 성당 주보나 교회 문서에서 '주보성인'이라는 단어를 보신다면 같은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례명과 수호성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대부분의 경우, 세례명으로 정한 성인이 곧 나의 수호성인이 됩니다.

 

세례를 받으며 어떤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면, 그 성인은 평생 나의 신앙 여정을 함께하며 나를 위해 전구해 주는 분이 됩니다. 그래서 세례명은 '이름'이고, 수호성인은 그 이름의 주인인 '성인'이라고 구분해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다만 수호성인은 세례명보다 더 넓은 개념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본당, 나라, 직업에도 수호성인이 있습니다. 세례명은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이름이지만, 수호성인은 공동체 전체를 돌보는 성인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나의 수호성인, 이렇게 찾아보세요

나의 수호성인을 찾는 첫걸음은 내 세례명이 정확히 어떤 성인의 이름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서 헷갈려 하십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성인이 여러 분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데레사라는 이름만 해도, 10월 15일이 축일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와 10월 1일이 축일인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소화 데레사)가 있습니다. 이름은 같지만 살았던 시대도, 걸어간 길도 전혀 다른 분들입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세례명의 축일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을 때 정한 축일을 알면 어떤 성인인지 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축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세례를 받은 본당 사무실이나 당시 교리 선생님께 여쭤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인이 누구인지 확인했다면, 그다음은 그분의 삶을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성인 전기나 가톨릭 출판사에서 나온 성인 소개 책, 교구나 가톨릭 매체의 성인 소개 자료를 찾아보시면 생애와 대표적인 일화를 쉽게 접하실 수 있습니다.


본당과 직업에도 수호성인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성당 이름에 성인의 이름이 붙어 있다면, 그 성인이 그 본당의 주보성인입니다. 예를 들어 성당 이름이 '성 요셉 성당'이라면 성 요셉이 그 공동체를 돌보는 주보성인인 셈입니다.

 

직업이나 분야에도 주보성인이 있습니다. 성 요셉은 노동자의 주보성인으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생태와 환경의 주보성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주보성인을 찾아보면, 그 성인이 신앙생활과 일상을 이어 주는 작은 연결고리가 되어 줍니다.


수호성인과 함께하는 신앙생활

수호성인을 알게 되었다면, 그분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먼저 수호성인의 축일을 기억하고, 그날 미사에 참여하거나 짧게라도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또 힘든 일이 있을 때 "성녀 데레사여, 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처럼 수호성인에게 전구를 청하는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전기나 남긴 글을 조금씩 읽어 보는 것도 그분의 삶을 내 삶에 비춰 보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나의 수호성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를 알아가며

세례명 이야기를 다룬 글에서도 말씀드렸듯, 저는 이름이 예뻐서 데레사라는 세례명을 골랐습니다. 그때는 데레사라는 이름을 가진 성인이 여러 분 계신다는 것도, 제 축일인 10월 15일이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축일이라는 것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 수호성인이 어떤 분인지 찾아보면서,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가 16세기 스페인에서 가르멜 수도회를 새롭게 개혁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에 관한 깊이 있는 글을 남겨 훗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회 학자로 선포되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름만 보고 골랐던 세례명이 이렇게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의 이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제 세례명이 전보다 훨씬 무겁고도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뒤로는 축일을 맞을 때마다 단순히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녀처럼 기도하는 삶을 조금이라도 닮아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오늘 내용 정리

글을 덮기 전에 다시 보면 좋은 요점입니다.

  • 수호성인은 사람이나 공동체를 위해 하느님께 전구해 주는 성인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 용어는 '주보성인'입니다.
  • 세례명으로 정한 성인이 보통 나의 수호성인이 됩니다.
  • 같은 이름의 성인이 여러 분 계시므로, 세례명의 축일을 확인하면 나의 수호성인을 정확히 찾을 수 있습니다.
  • 개인뿐 아니라 본당, 나라, 직업에도 각각의 주보성인이 있습니다.
  • 축일 미사, 전구 기도, 전기 읽기를 통해 수호성인과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세례명을 정한 지 오래되었다면, 이번 기회에 내 이름의 주인인 성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한 번 찾아보세요. 오래 불러 온 세례명에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질 것입니다.

 

성인들처럼 신앙을 함께 실천하는 평신도 모임, 레지오 마리애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