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기초

레지오 마리애란 무엇인가요? 평신도 신앙 단체 소개

서뉴데레사 2026. 10. 15. 15:00

성당 주보를 보다 보면 '○○ 쁘레시디움', '레지오 주회' 같은 낯선 단어가 자주 눈에 띕니다. 미사가 끝난 뒤 작은 방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신자들을 보신 적이 있다면, 그분들이 바로 레지오 마리애 단원일 가능성이 큽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어떤 단체인지, 단원들은 무엇을 하는지, 나도 함께할 수 있는지 궁금하셨다면 이 글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란 무엇인가요?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 마리아의 지휘 아래 기도와 봉사를 실천하는 평신도 신앙 단체입니다.

 

'레지오 마리애(Legio Mariae)'는 라틴어로 '마리아의 군단'이라는 뜻입니다. 군대라는 말이 조금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싸움은 무기를 든 싸움이 아니라 기도와 사랑의 실천으로 세상의 어려움과 맞서는 영적인 싸움을 의미합니다.

 

사제나 수도자가 아닌 일반 신자, 즉 평신도가 중심이 되어 활동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본당 신부님이 영적 지도를 맡지만, 실제 모임과 활동은 신자들이 직접 꾸려 갑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레지오 마리애는 192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평신도 프랭크 더프가 몇몇 신자들과 함께 시작한 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찾아가 돕는 작은 모임이었는데, 이 정신이 공감을 얻으면서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에 들어와 짧은 시간 안에 전국 본당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본당에 레지오 마리애 모임이 있을 만큼, 한국 천주교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평신도 단체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조직은 어떻게 되나요?

레지오 마리애는 고대 로마 군대의 조직을 본떠 단위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들으면 이름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쁘레시디움'입니다. 본당 안에 여러 개의 쁘레시디움이 있고, 각 쁘레시디움은 보통 성모님과 관련된 이름을 붙여 부릅니다. 쁘레시디움마다 단장, 부단장, 서기, 회계 같은 간부가 있어 모임을 이끕니다.

 

여러 쁘레시디움이 모이면 '꾸리아'라는 상위 단위가 되고, 그 위로 지역과 교구 단위의 상위 평의회가 이어집니다. 모든 단위는 '레지오 마리애 교본'이라는 공통 지침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어느 본당에 가더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나요?

레지오 단원들의 활동은 크게 매주 모이는 주회와 각자 맡는 활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회는 쁘레시디움 단원들이 매주 정해진 시간에 모이는 회합입니다.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고, 레지오 고유의 기도문을 바치며, 지난 한 주 동안 한 활동을 보고하고 다음 활동을 나눠 맡습니다. 모임 중간에 교본을 함께 읽거나 영적 지도자의 훈화를 듣는 시간도 있습니다.

 

주회에서 맡은 활동은 본당과 이웃을 위한 봉사가 대부분입니다. 병중에 있는 신자를 방문하거나, 오랫동안 성당에 나오지 못한 신자를 찾아가고, 예비신자를 성당으로 이끌거나 본당 행사를 돕는 일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해마다 봄이 되면 단원들이 함께 모여 성모님께 자신을 다시 봉헌하는 '아치에스'라는 행사를 지냅니다.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한 해의 활동을 새롭게 다짐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아치에스 행사날
아치에스 행사날


행동단원과 협조단원은 무엇이 다른가요?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크게 행동단원과 협조단원으로 나뉩니다.

 

행동단원은 매주 주회에 참석하고 맡은 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단원입니다. 우리가 흔히 '레지오 단원'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대부분 행동단원입니다.

 

협조단원은 주회나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매일 레지오 기도문과 묵주기도를 바치며 기도로 레지오를 돕는 단원입니다. 건강이나 생활 여건 때문에 직접 활동하기 어려운 분들도 기도만으로 레지오의 한 식구가 될 수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가입 방법

레지오 마리애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먼저 다니시는 본당에서 레지오 단원이나 본당 사무실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시간대와 요일이 다른 여러 쁘레시디움이 있으니, 자신의 생활에 맞는 모임을 소개받으실 수 있습니다.

 

처음 들어가면 바로 정식 단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약 3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거칩니다. 이 기간 동안 주회에 참석하며 레지오의 정신과 활동 방식을 익히고, 수습을 마치면 단원 선서를 하고 정식 행동단원이 됩니다.

 

세례를 받은 신자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으며, 본당에 따라 청소년들을 위한 쁘레시디움을 따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 우선 한 번 주회를 참관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레지오 활동을 권유받았던 경험

성당에 다니다 보면 한 번쯤 레지오 단원분께 "같이 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게 됩니다. 저도 그런 권유를 받았을 때, 매주 정해진 시간에 모여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선뜻 대답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단원분들이 주회를 마치고 병중에 계신 교우 댁을 찾아가는 모습을 몇 번 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꾸준히 이웃을 찾아가는 그 발걸음이 본당 공동체를 조용히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레지오 마리애를 바라보는 제 시선도 그때부터 조금 달라졌습니다. 단체 활동이라기보다, 기도를 삶으로 옮기는 신자들의 작은 실천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용 정리

레지오 마리애를 처음 접하신다면 아래 내용부터 눈에 익혀 두세요.

  • 레지오 마리애는 '마리아의 군단'이라는 뜻의 평신도 신앙 단체로, 1921년 아일랜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기본 단위는 쁘레시디움이며, 모든 활동은 레지오 마리애 교본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 단원들은 매주 주회에 모여 기도하고, 병자 방문이나 본당 봉사 등의 활동을 나눠 맡습니다.
  • 직접 활동하는 행동단원과 기도로 함께하는 협조단원이 있습니다.
  • 가입은 본당에 문의한 뒤 약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선서로 정식 단원이 됩니다.

혼자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때, 함께 기도하고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는 큰 힘이 됩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궁금하셨다면, 이번 주 주보에 실린 우리 본당 쁘레시디움 모임 시간부터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