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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신앙생활

가톨릭 성경과 개신교 성경은 무엇이 다른가요? 73권과 66권의 차이

by 서뉴데레사 2026. 10. 26.

성당에서 쓰는 성경과 교회에서 쓰는 성경을 나란히 펼쳐 보면 생각보다 다른 점이 많습니다. 책의 두께부터 다르고, 목차를 보면 처음 보는 책 이름이 섞여 있으며, 같은 구절인데 단어가 다르게 적혀 있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약 성경 27권은 같고, 구약 성경에서 7권이 차이 납니다. 그래서 가톨릭 성경은 73권, 개신교 성경은 66권입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같은 책인데 이름이 다른 경우는 무엇인지, 그리고 성경을 처음 읽는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까지 차례로 짚습니다.

가톨릭 성경


7권은 왜 차이가 날까요?

두 성경의 차이는 구약 성경을 어디까지 정경으로 받아들이느냐에서 생겼습니다.

 

예수님 시대 무렵, 히브리어로 된 구약 성경은 그리스어로도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었습니다. 이 그리스어 번역본을 '칠십인역'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히브리어 성경에 없는 책 몇 권이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초대 교회는 이 칠십인역을 폭넓게 사용했고, 가톨릭교회는 그 전통에 따라 이 책들을 성경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러다 16세기 종교개혁 때 개신교는 히브리어 성경에 있는 책만 구약으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가톨릭교회는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이 책들을 포함한 73권을 성경으로 공식 재확인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두 성경의 권수가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이 7권을 '제2경전'이라고 부르고, 개신교에서는 '외경'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책을 두고 부르는 이름부터 다른 셈입니다.


제2경전 7권은 어떤 책인가요?

가톨릭 성경에만 있는 7권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빗기는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토빗과 그의 아들 토비아의 이야기로, 라파엘 천사가 토비아의 여정을 돕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딧기는 과부 유딧이 위기에 처한 백성을 구해 내는 이야기입니다.

 

마카베오기 상권과 하권은 기원전 2세기,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운 마카베오 가문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하권에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속죄의 제물을 바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톨릭교회는 이를 위령 기도의 성경적 근거 가운데 하나로 봅니다.

 

지혜서와 집회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책이고, 바룩서는 예언자 예레미야의 서기였던 바룩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책입니다.

 

이 밖에 에스테르기와 다니엘서에도 그리스어로 전해진 부분이 가톨릭 성경에는 더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책이라도 가톨릭 성경 쪽이 조금 더 깁니다.


같은 책인데 이름이 다른 경우

권수만큼 눈에 띄는 차이가 책 이름과 표기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하느님이라는 호칭입니다. 가톨릭은 '하느님', 개신교는 '하나님'이라고 씁니다.

 

책 이름도 꽤 다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만 모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톨릭 성경 개신교 성경 
탈출기 출애굽기
판관기 사사기
코헬렛 전도서
마태오 복음서 마태복음
마르코 복음서 마가복음
루카 복음서 누가복음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고린도전서
요한 묵시록 요한 계시록

 

장과 절을 적는 방식도 다릅니다. 가톨릭에서는 "요한 3,16"처럼 장과 절 사이에 쉼표를 쓰고, 개신교에서는 "요 3:16"처럼 쌍점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보나 강론 자료에서 쉼표로 적힌 성경 구절을 보셨다면 가톨릭 표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어 번역본은 어떻게 다른가요?

지금 한국 성당의 미사와 전례에서 쓰는 성경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005년에 펴낸 『성경』입니다. 미사 중 독서와 복음도 이 번역을 따릅니다.

 

그 전에는 1977년에 가톨릭과 개신교 학자들이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를 오랫동안 사용했습니다. 두 교회가 함께 만든 번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성경인데, 이 번역본에는 제2경전이 별도로 묶여 실려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대한성서공회의 『개역개정』을 가장 널리 사용합니다. 그래서 같은 구절이라도 성당과 교회에서 듣는 문장의 느낌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당에 다니신다면 2005년 『성경』을 기준으로 읽으시는 것이 미사 말씀과 그대로 이어져 편합니다.


성경을 처음 읽는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성경은 창세기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할 것 같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하면 레위기나 민수기 즈음에서 멈추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이라면 다음 순서를 권합니다.

 

먼저 복음서부터 읽으세요. 그중에서도 마르코 복음서는 네 복음서 가운데 가장 짧아서 첫걸음으로 알맞습니다. 이어서 마태오, 루카, 요한 복음서를 읽으면 예수님의 생애와 말씀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다음은 사도행전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초대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고 퍼져 나갔는지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그 뒤에 구약의 창세기와 탈출기로 넘어가면 성경 전체의 큰 흐름이 잡힙니다. 마음이 지칠 때는 시편을 하루 한 편씩 읽어도 좋습니다.

 

혼자 읽기 막막하다면 그날 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미사에서 다시 들을 때 훨씬 귀에 잘 들어오고, 1년 동안 성경의 중요한 대목을 고르게 만나게 됩니다. 한국 천주교회에는 성경을 손으로 옮겨 쓰는 '필사' 전통도 있어서, 천천히 읽고 싶은 분들은 필사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작은엄마 교회에서 펼쳐 본 성경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성당에 다녔지만, 작은엄마를 따라 교회에 간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그때 같은 성경인데도 책 이름과 표현이 성당에서 듣던 것과 달라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 마음에는 둘 중 하나가 틀린 성경인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 차이가 번역과 전통의 차이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약 성경은 같고 구약의 몇 권이 다를 뿐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경험 덕분에 성경이 어떻게 전해져 왔는지 한 번 더 궁금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경이 다르다는 사실이 두 교회를 멀게 느끼게 하기보다,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각자의 전통 안에서 지켜 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비교해 보기

구분 가톨릭 개신교
전체 권수 73권 66권
구약 46권 39권
신약 27권 27권
7권의 호칭 제2경전 외경
대표 번역본 『성경』(2005) 『개역개정』
하느님 호칭 하느님  하나님 
장절 표기 요한 3,16 요 3:16

 

 

가톨릭 성경과 개신교 성경의 차이는 결국 구약 7권과 번역, 표기 방식의 차이입니다. 어느 쪽 성경을 펼치든 신약의 복음은 같으니, 처음이라면 마르코 복음서 한 권부터 천천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