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다니다 보면 '견진성사'라는 말을 한 번쯤 듣게 됩니다. 세례성사는 많이 들어보셨지만, 견진성사는 정확히 무엇을 하는 성사인지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견진성사가 무엇인지, 세례성사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견진성사를 받을 때 꼭 필요한 대부모의 역할까지 함께 짚어드리겠습니다. 처음 이 용어를 접하시는 분이라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풀어보겠습니다.
견진성사란 무엇인가요?
견진성사는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가 성령의 은혜를 더욱 충만히 받아 신앙을 굳건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세례성사가 신앙생활의 출발점이라면, 견진성사는 그 신앙을 성숙시키고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힘을 더해 주는 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견진성사를 통해 신자는 성령의 은혜를 청하고, 신앙을 더욱 확고히 하며,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할 사명을 받습니다.
'견진(堅振)'이라는 한자에는 '굳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이미 세례를 통해 시작된 신앙을 더 단단하게 다지는 성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는 무엇이 다른가요?
두 성사를 헷갈려 하시는 가장 큰 이유는, 둘 다 신앙생활 초반에 받는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는 물과 성령을 통해 죄에서 깨끗해지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며 교회의 구성원이 되는 성사입니다. 신앙생활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성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견진성사는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가 대상입니다. 세례를 통해 시작된 신앙에 성령의 은혜를 더 깊이 받아, 흔들리지 않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힘을 얻는 성사입니다. 쉽게 말해 세례성사가 '시작'이라면, 견진성사는 그 시작을 '완성으로 이끄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성당에서는 세례를 받은 지 일정 기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신앙생활에 익숙해진 신자들이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세례를 받은 이후 몇 년이 지나 견진 교리를 받고 성사를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 역시 견진성사를 중학생 때 받았습니다. 세례성사를 받은 것보다 한참 뒤였고, 그때는 친구들과 함께 교리를 들으며 준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에 신앙에 대해 조금씩 더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견진성사에서 대부모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견진성사를 준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대부모입니다. 남자 신자에게는 대부, 여자 신자에게는 대모가 함께하는데, 쉽게 말해 성당에서의 영적인 부모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모는 견진을 받는 신자가 신앙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이끌어 주고 모범이 되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세례 때부터 정해지는 경우도 있고, 견진성사를 앞두고 새로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대모님은 저희 부모님의 대부모님의 자녀였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님 세대부터 이어진 인연으로 저의 대모님이 되어주신 셈입니다. 제 기억 속 대모님은 경찰이셨고 정말 예쁘셨는데,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이 제 대모님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대모님 결혼식에도 다녀왔을 만큼 가깝게 지냈는데, 이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면 참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견진성사를 준비하면서 대부모와 맺게 되는 인연이 이렇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모는 아무나 될 수 있나요?
대부모는 신앙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성당에서는 몇 가지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먼저 대부모가 되려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모두 받은 신자여야 합니다. 스스로 신앙생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야 다른 사람의 신앙생활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견진을 받는 본인과 부모가 아닌 사람이어야 합니다. 부모는 이미 자녀의 신앙생활을 돌보는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대부모는 그 외의 신앙 선배가 맡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당마다 세부적인 기준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대부모를 정할 때는 소속 성당 사무실이나 교리 담당자에게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처럼 한 번에 이루어지는 성사이지만, 그 의미는 신앙생활 전체에 걸쳐 이어집니다.
견진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교리 교육을 받으며 성령과 신앙에 대해 배우고, 대부모와 함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신앙에 대해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됩니다.
저 역시 중학생이라는, 신앙보다는 친구나 학교생활에 관심이 많았을 시기에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교리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그 시간을 함께해 준 대모님이 계셨기에 지금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내용 정리하기
오늘 이야기를 짧게 되짚어보면 이렇습니다.
- 견진성사는 세례받은 신자가 성령의 은혜를 더 깊이 받아 신앙을 굳건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 세례성사가 신앙생활의 시작이라면, 견진성사는 그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단계입니다.
- 견진성사에는 대부모(남자는 대부, 여자는 대모)가 함께하며, 신앙의 본보기가 되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 대부모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모두 받은 신자여야 하며, 본인의 부모는 대부모가 될 수 없습니다.
견진성사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이 시간이 단순히 절차를 거치는 시간이 아니라 대부모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신앙을 한 단계 더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성체성사와 영성체, 그리고 미사 중 꼭 알아두면 좋은 예절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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