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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기초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 뜻을 알고 외우면 다릅니다

by 서뉴데레사 2026. 10. 1.

미사 때마다 자연스럽게 입에서 술술 나오는 기도문이 있습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외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안에 담긴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를 알고 나면 같은 기도문도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오늘 포스팅은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그리고 각 구절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차분히 읽어 내려가 보려 합니다.


주님의 기도란 무엇인가요?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성경에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청하자, 예수님께서 직접 기도문을 일러주신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는 다른 어떤 기도보다 특별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사람이 만든 기도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몸소 전해주신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 구절별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도문을 하나씩 뜯어보면 그 안에 담긴 뜻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구절은 하느님을 멀리 계신 심판자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로 부르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는 하느님의 이름과 존재 자체를 찬미하는 구절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 세상에 드러나기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 삶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부분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는 단순히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을 넘어, 하루하루를 하느님께 의탁하며 살아가겠다는 고백입니다. 이어지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는 내가 받은 용서만큼 다른 사람을 용서하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는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시험과 어려움 속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구절입니다.

 

이렇게 한 줄씩 풀어보면, 주님의 기도는 짧지만 신앙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마음가짐을 담고 있는 기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신경이란 무엇인가요?

사도신경은 가톨릭 신앙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신앙 고백문입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세례를 받거나 신앙을 고백할 때 정해진 내용을 함께 외우는 전통을 이어왔는데, 그 내용이 오랜 시간을 거쳐 오늘날의 사도신경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신앙의 핵심을 간추린 기도문이라는 의미에서 '사도신경'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도신경은 크게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믿음, 즉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고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도신경, 구절별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사도신경의 주요 구절도 하나씩 짚어보면 그 의미가 더 깊이 다가옵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는 하느님이 온 세상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분이라는 믿음을 고백하는 부분입니다. 이어지는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는 예수님이 성령의 힘으로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음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고백합니다.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는 예수님의 부활을,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는 예수님의 승천을 고백하는 구절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는 성령과 교회, 신자들의 영적인 연대를 믿는다는 고백이고, 마지막의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는 신앙의 궁극적인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뜻을 알고 외우면 왜 다른가요?

같은 기도문이라도, 그 뜻을 모르고 외울 때와 알고 외울 때는 마음에 와닿는 깊이가 다릅니다.

 

뜻을 모르고 외우면 그저 익숙한 소리를 반복하는 것에 그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구절씩 의미를 새기며 기도하면, 내가 지금 무엇을 고백하고 무엇을 청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기도문을 매일 바치더라도, 의미를 아는 순간부터는 그 기도가 훨씬 더 살아있는 기도로 다가오게 됩니다.


어릴 때 뜻도 모르고 외웠던 기도문 이야기

저는 어릴 때 성당에서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을 그저 소리 내어 따라 외웠을 뿐, 그 뜻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사도신경의 "저승에 가시어"나 "성인의 통공" 같은 표현은 발음조차 헷갈려서 앞사람 목소리를 따라가며 얼버무리듯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저 미사 순서 중 하나로 빠르게 외워야 하는 문장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구절들의 뜻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외웠던 그 문장들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미사 중 사도신경을 바칠 때마다, 예전과는 다르게 한 구절 한 구절에 마음이 조금 더 머무르게 됩니다.


오늘 내용 정리

오늘 글에서 꼭 가져가셨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 사도신경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정리된 신앙 고백문으로,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 두 기도문 모두 한 구절씩 뜻을 알고 나면 훨씬 깊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 뜻을 모르고 외울 때보다, 알고 외울 때 기도가 더 살아있는 시간이 됩니다.

매일 무심코 바치던 기도문이 있으시다면, 오늘 한 번쯤 그 뜻을 천천히 되새기며 바쳐보시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내일은 기도의 시작과 끝을 여는 성호경으로 이야기가 넘어갑니다.